2021. 6. 10. 02:20ㆍ나중 일기
생각해보니 거의 해마다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다.
그런데 2014년 까지도 몰랐다. 그 다음 해에 퇴사를 하고 아예 제주도에서 살게 될 줄은....
아마 저 당시에 내 멘탈은 꽤나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저 당시는 뒷통수 맞고 프로젝트에서 팽 당하고 복수심에 불타던 시기였다..
그런 상태였는데 당시 사진을 보면.. 참 환하게 웃고 있다.
그래서 안타깝다. 그때 그냥 분노를 표출했어야지.. 뭘 별 거 아닌 것 처럼 무덤덤하게 넘겼었나..
어떻게든 가족은 지켜야 한다는 희한한 마인드로 버텼다.
애도 태어나고 ... 뭐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으니 이 회사에 붙어있어야지하는 생각이었다.
근데 맞은 놈은 이렇게 곱씹는데, 때린 놈들은 승승장구 하면서 이런저런 언론에도 나오고 성공 사례랍시고 나오는걸 보는 것도 곤욕이었다. 그리고 주위 친구들도 '어 저거 너 하던거 아니야?' 라고 물어볼 때 어설프게 웃으며 변명해야 하는 것도 힘들었다.
거기에 낯선 업무까지.. 복수심에 불타서 내 안에 있던 것들이 다 불타버렸는데 새로운 업무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어려웠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고 사내 정신 상담 비슷한 프로그램도 했었는데, 그닥 도움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 그 때는 몰랐다. 내가 정확히 무엇에 화를 냈어야 했는지.. 내가 어떻게 화를 냈어야 했는지..
지금의 나라면 좀 다르게 대응 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다시 그 상황이 닥친다면 잘 해쳐나갈지 모르겠다.
까도까도 양파처럼 뒷통수의 흔적들이 나타나던 그 시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그냥 내가 먼저 뒷통수를 치는게 나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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