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6. 02:06ㆍ나중 일기
2016년에 홍콩항공에서 제주-홍콩 노선을 오픈했다. 부산도 아니고 굳이 제주에 왜?라는 느낌이었는데.. 특가로 뭔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표가 오픈되었다. 가격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대략 편도 10만 원 안쪽이었다. 어차피 동네 한량.. 남는 건 시간.. 일가족이 바로 홍콩으로 떠났다.
제주에서 아침 7시 30분 출발 - 홍콩 도착 9시 20분.
새벽부터 공항 가야 한다고 졸린 애들 깨워서 바리바리 움직였다.
홍콩 도착하자마자 숙소도 안들르고 바로 간 곳은..
겁나.. 더운 환장의 나라 홍콩 디즈니랜드!.. 진짜 진짜 진짜 * 100 더웠다.
홍콩 사람들은 어찌 된 게.. 편의점에서도 시원한 물을 팔지 않더라... 그래서 더 환장...
그러거나 말거나 애들은 재밌게 놀았다.
공연도 보고...
놀이기구도 타고...
제국군도 좀 봐주시고... ( 우리 애들은 무섭다고 저 옆으로 안 가더라..;; )
더운 낮에 뻘뻘거리면서 놀다가 이제 숙소로 갔는데....흠... 분명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사진에는 깔끔하고.. 방도 예쁜 막 그런데였고.. 사람들 평가도 꽤 좋았는데...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
... 여기가 맞나?.. 건물 1층에는 우리와 같은 외국인 피해자들이 당황한 얼굴로 휴대폰과 건물 주소를 계속 비교하면서 확인하고 있었다..... 뭔가 80년대 홍콩 영화에서 마약 거래 현장 같은 복도를 지나... 이상한 허술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런 방이 기다리고 있다.
..... 내일 아침에 살아서 나갈 수는 있는 곳이겠지?;;
다음날...
또 디즈니랜드 갔다...ㄻㄻㄻㅇㄴㄻㄴㄹㅇㅁㄴ
첫째는 에버랜드 년간회원권 3년을 해서 놀이동산을 엄청 자주 갔는데, 태어나자마자 제주도로 내려온 둘째는 이런 놀이공원을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참에 실컷 구경시켜주자며... 이틀째도 디즈니랜드를 간 거다.
(사실... 둘째는 자기가 이런 데 갔다는 걸 전혀 기억을 못 한다 -- )
그리고 결국 애들 체력이 방전되었다.. 역시 니네도 이틀 연장은 힘들었구나..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한국인들이 카페에 맛집이라고 올려둔 모 가게를 갔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와이프랑 같이 빵 터져서 웃었다.
... 맛도 없었는데, 시키지도 않았고 먹지도 않은 음식을 은근슬쩍 계산서에 끼워 넣었다가 딱 걸렸다. 애네 뭐지 대체..-0-;;
그리고 다음날은 드디어 이 무시무시한 숙소를 탈출해서 호텔로 옮겼다. 여전히 건물 1층에는 백인들이 이 숙소가 맞냐는 듯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방황하고 있고(...)...
아니 그런데 호텔 수영장이 공사 중이다. 수영장 하나 보고 그 호텔을 고른 건데 수영장 이용이 안된다. 사전에 안내도 없었고, 예약하고 나서도 아무 말이 없는데 체크인하고 나니 말해준다. 수영장 공사 중이라고 -_-;;
예정에 없던... 또 도시를 방황하며 이틀간 이리저리 헤맸다.
레이저 쇼도 봐주고...
길거리 공연도 봐주고...
쇼핑도 해주고..;;
대관람차도 한번 타 주고..
홍콩은 뭐랄까.. 애들 데리고 가기에는 별로 좋은 곳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어른들끼리 가서 놀기에 괜찮은 느낌?
예전에는 쇼핑하는 맛이 있었다고 하는데, 글쎄..한국 백화점이나 아웃렛이 훨씬 예쁘게 잘 해놨고 상품도 더 많은 느낌이다. 한국인이면 다들 간다는 쇼핑몰 몇 군데를 돌긴 돌았는데... 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사기 치려고 시도하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제품이 정품이 아닌거 같아서 막 못사겠더라 -_-
마지막 날 공항 가는 택시... 바가지 요금이 워낙 유명하길래 호텔에 따로 택시 잡아달라고 해서 타고 갔는데... 금액 보니 바가지 썼더라..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싸우지도 못하고 하아.. ㅜㅜ
지금 생각해도 빡치네..흠..
아 그리고 정말 무서운 게 하나 있었는데.. 4일간 머무르면서 새를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디즈니에서도 도심에서도 바다에서도 새가 안보이더라.... 첫날 그 사실을 깨달고 계속 살피면서 다녔는데 결국 새를 한마리도 보지 못했다... 그때만 잠시 새가 어디 단체로 사라졌던 걸까..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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