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5. 03:28ㆍ나중 일기
... 그러하다.. 10월 4일은 결혼 기념일이다.
오늘 일기를 적을래다가 딱히 결혼기념일이라고 뭐 한 게 없어서 나중 일기를 적는다.-_-
내가 결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니 애초에 연애를 하게 될 줄도 몰랐..;; )
남중 남고 공대 테크트리인 데다.. 대학 4년 내내 술독에 빠져 살았고, 그냥 항상 어울려 노는 게 남자들 뿐이었다.
여자라는 생물은... 뭔가...뭔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 자꾸 따라다니던 애는 막상 사귀자니까 거절하고, 데면데면하던 애는 그때 좋아했었다고 하고,
시간이 지나고 그때를 돌아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다. )
아무튼 그 와중에 전 여친님을 만나게 되었고... 연애라는 걸 하게 되었다.
한 4년 연애 기간 동안... 그냥 부부처럼 지낸 것 같다. -_-;; ...
지지고 볶고 싸우고 ... 이마트 가서 장이나 봐오고..-0-;;
(데이트 장소가 맨날 이마트 가서 장보기였다.)
그러다가 전 여친님에서 현 마눌님으로 변경을 하게 된거다.
... 프로포즈 안했다... 프로포즈 안해서 지금도 가끔 혼난다.
결혼식 때 뭘 어떻게 했는지 아무 기억이 없다.
정신없이 어어 하다보니 난 식장에 서 있었고, 식을 진행했고, 부부가 되었다.
사회를 봐준 친구한테 말로만 고맙다~ 하고 바로 신혼여행을 떠났는데...
나중에 고향 친구들한테 엄청 욕 들었다..
이거 원래 뭐 좀 챙겨주는거란다.... 결혼을 해봤어야 알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게 예단, 예물, 혼수 아무것도 안 한 결혼식이었다.
아버지가 축의금 뿌려놓은거 회수해야 한다고 하셔서 식장은... 잡았다.
날짜가 10월 4일.. 당시에도 징검다리 연휴의 중간이어서 꽤나 민폐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곧장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 신혼여행...
요즘엔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당시에 난 그게 첫 해외여행이었다.
여권을 만들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숙소를 예약하고..뭐 그런 거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 근데 신혼 여행지를 이탈리아로 잡았다..
그리고 왕복 비행기 표와 도착한 첫날 잠잘 민박집만 예약을 했다.
....신혼 여행 첫날 이혼할 뻔했다..
아무 계획 없이 간 이탈리아 신혼여행이었지만.. 꽤... 아니 상당히 좋았다.
그전까지 돈 없다고 해외여행 안 다닌걸 이때 참 후회했다.
더 일찍 많이 돌아다녔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내 시야가 많이 바뀌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나중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1025] 초저가로 갔던 홍콩 여행 (0) | 2021.10.26 |
---|---|
[20151017] 제주 이주 3달 후 (0) | 2021.10.17 |
[201904] 집 앞 바닷가 (0) | 2021.10.02 |
[20150410] 삼성전자 퇴사하던 날 (0) | 2021.09.26 |
[20180529] 그리하여 가게된 LA (0) | 2021.09.25 |